오늘 우리는 지난 5월 19일 발생한 캠프롱 기름유출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전개해온 52일간의 천막농성을 정리하려고 한다. 이에 우리의 입장을 밝히며 천막농성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알린다.
원주시민 모두 하나가 되었다.
52일 간의 결코 짧지 않은 농성기간 동안 수백명의 시민과 피해지역주민 그리고 단체 대표들과 회원들이 천막을 함께 지켜주었다. 크고 작은 집회와 경찰, 시청과의 마찰이 있었고 무더위에 지치고 오만한 미군의 태도에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힘들고 어려웠던 천막농성을 지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이 앞을 지나며 경적을 울리고, '화이팅'을 외치고, 음료수와 물과 먹을 것을 가져다 준 이름 모를 수많은 원주시민들이었음을 우리는 알고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오만하고 거만한 미군의 잘못을 일깨워주고자 힘을 모았던 원주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다.
우리는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천막농성은 우리에게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사건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공동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종결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캠프롱 기름유출 사건은 미흡하나마 한미공동조사단 구성과 공동조사를 통한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또한 피해지역주민대책위가 결성되고 원주시민들의 호응과 지지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6.16 인간띠잇기대회에 1000여명이 참석한 것은 그 좋은 예이다. 주한미군내부에서도 사건에 대한 인정과 사과, 피해보상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천막농성을 통해 원주지역의 시민단체들과 원주시민들이 하나로 단결되어 싸워왔다는 점에서 크나큰 성과를 남기기도 하였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러나, 미군은 아직도 기름유출 사건이 그들의 잘못임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늘 우리가 천막농성을 정리하는 것은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제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되찾는 더 긴 싸움의 시작임을 밝혀둔다. 우리는 이번 기름유출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미군의 사과와 피해보상을 반드시 받아낼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평등한 SOFA로 인해 사건의 해결이 늦어지고 미군의 오만함이 계속되는 등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우리는 청와대와 백악관에 탄원서를 보내고 법적인 대응과 전국적인 연대를 통해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와 같은 미군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미군에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지금 기름이 유출된 현장에서는 환경관리공단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부대안에서는 한달여 전부터 미군 독자적으로 시추조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번 사건은 너무나 명백한 미군의 기름유출 사건임을 우리모두는 알고 있다. 결코 시간을 끌어 사건이 무마도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것이다. 우리는 미군측에 다시한번 엄중히 경고한다. 이번 외부 조사가 끝나는 시점까지 사건에 대한 인정과 사과, 책임자 처벌, 피해보상과 사후대책에 대한 미군측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지금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오만하고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합법적인 방법을 넘어서는 강력한 대응으로 반미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지금까지 천막농성을 지지하고 함께 하여준 모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후에도 사건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