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태지도를 폐기하기 위한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을 반대한다
(Biotope-map, 비오톱지도)
- 비오톱지도는 원주의 난개발 대처와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에 꼭 필요한 제도이다 -
- 비오톱지도 열람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관련 조례의 개정 추진, 비난받아 마땅하다 -
원주시의 친환경적인 도시계획 및 관리를 위해서 추진된 도시생태현황지도(Biotope-map, 이하 비오톱지도)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를 폐기하는 조례가 추진되고 있다. 원주환경운동연합은 비오톱지도의 폐기는 우리의 미래를 폐기하는 것과 같으며 보완과정을 통해 현행 제기되는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비오톱 지도는 원주의 난개발 대처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에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비오톱지도는 원주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원주는 급격하게 도시가 팽창되고 있다. 그 예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동안 산림 및 논과 밭이 약 9백만㎡가 감소되고 감소분의 대부분은 주택, 공장, 도로, 골프장의 증가로 이어졌다. 2003년 도시계획조례가 제정된 이후 개발업자에 의한 줄기찬 민원으로 개발가능한 지역의 용적률과 건폐율이 급격히 완화되는 등 도시 난개발이 심화되었다. 이에 원주시가 비오톱지도를 통해 난개발에 대한 대처와 도시의 합리적 개발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07년말 개발행위 제한의 근거로 도시계획조례에 삽입하게 된 것이다.
비오톱지도는 현행의 엉성한 자연환경에 대한 평가를 좀 더 정밀하게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추진되었다.
산지나 녹지를 개발할 때 생태자연도나 녹지자연도를 검토해서 개발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생태자연도나 녹지자연도는 축적이 1/25,000이라 정밀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1/25,000지도에서의 1㎝는 1/5,000에서는 5㎝가 되기에 1/5,000지도를 사용하는 비오톱지도는 정밀하게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오톱지도를 사용하게 되면 보존지내에서 개발가능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개발지 내에서도 보전지를 파악할 수 있어 각종 난개발에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주시가 비오톱지도를 무리하게 추진하여 민원이 가중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비오톱지도는 원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꼭 필요한 제도임이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비오톱지도의 2차 공람 기간까지 약 1천5백여건의 문의가 있었다고 한다. 비오톱지도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와 항의에 대해서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현행 법체계내에서도 생태자연도 1등급이상, 녹지자연도 8등급이상, 지반고 50m이하, 그리고 산지 경사도가 22°이상은 비오톱지도와 상관없이 개발이 제한되고 있어 우리사회에서 사유재산권을 제한하는 내용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오톱지도의 문의 및 이의신청은 제도의 시행 준비과정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비오톱지도는 안정화 될 것이다.
비오톱지도의 폐기 주장은 개발업자의 주장에 동조하는 행위이다. 현행 비오톱지도의 문제가 되는 내용은 보완을 통해 도시난개발과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에 기여하는 제도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2007년 12월말에 비오톱 1~2등급에 대한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도시계획조례가 개정된 이후 시민들에 대한 홍보와 세부추진내용 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열람을 강행한 원주시의 행정은 심각한 오류임에 분명하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원주의 자연환경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를 폐기하자는 주장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말자‘는 말과 같으며 아래와 같이 수정․보완을 통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첫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비오톱 지도 2등급을 세분화하여 개발가능지와 보존지를 구분할 수 있는 내용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시민들의 등급조정 신청을 객관적으로 조사 및 심의할 수 있는 기능을 제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셋째, 도시내 변화된 자연환경 현황을 반영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제도가 명시되어야 한다. 넷째, 시민들에게 비오톱지도를 지속적으로 홍보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에 필요한 제도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비오톱지도에 대한 주민 열람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관련된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행정절차를 존중하고 지켜야 할 원주시의회의 자세로 전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선행된 행정절차가 종료된 후에 진행되는 것이 마땅하다.
원주의 급격한 인구증가, 무분별한 도시의 팽창, 기후변화로 인한 수해의 증가, 시민 삶의 질을 향상을 위한 녹지 확보 등의 문제 해결은 현시기 원주의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도시의 난개발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오랜 시간 준비하고 추진해왔던 비오톱지도를 폐기하자는 주장은 원주의 미래를 방치하여 포기하자는 말이다. 원주시, 원주시의회, 시민사회단체가 지혜를 모아 현행 비오톱지도의 문제를 개선하고 완성해가는 슬기로운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